
딸기모종을 직접 키우는 농가들은 수해가 집중해서 발생하는 7~8월에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맘때 딸기 모종은 정식을 한 달여 정도 남겨둬 거의 다 자란 상태이고, 모종 농사는 전체 딸기 농사를 좌우해 수해를 당하면 피해가 막심하지만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이 아닌 데다 재해복구비도 턱없이 부족해서다.
올해도 수해 지역에서 딸기모종이 침수된 농가들은 복구 지원금 전액을 새 모종을 사는 데 써도 크게 모자랄 만큼 피해가 컸지만, 달리 보상받을 길이 없어 막막한 상황을 감내해야 했다.
지난 7월 극심한 수해로 딸기모종 13만주(약 1억2000만원 상당)를 유실당한 농민 유창윤씨(경남 산청)는 딸기모종을 재해보험 대상에 시급히 포함해야 한다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보통 딸기농사는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 정식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모종을 키워야 하고, 실제 재배는 6개월 정도다. 딸기농가에게 모종은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 거다. 실제로 모종 농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기도 하다. 지난 수해로 인해 우리 마을은 함양에서 모종을 사 왔는데 그마저도 상태가 안 좋아서 1만~1만3000포기까지 갈아엎어야 했던 농가들도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7월 수해로 딸기 육묘장 침수 피해를 본 유미영 진주햇살좋은농장 대표(경남 진주)도 수해 복구에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경기도를 제외하고 딸기농가 대부분은 자가육묘를 한다. 다른 작물의 육묘도 마찬가지나 딸기는 육묘가 딸기 생산 과정의 90%를 차지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9월 정식을 앞두고 수해를 입으면 다음 해 딸기농사까지 문제가 생겨버린다”라며 “육묘하는 동안 이미 들어간 인건비, 약제비 등 생산비와 노력은 물론 육묘 기간도 딸기를 심어서 수확하는 기간보다 훨씬 긴데도 재해보험 대상이 아니라 농가들로선 매우 힘들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수해 농가들은 모종을 사고 상태 안 좋은 건 다시 사다 심는데(보식) 재해복구비를 다 써버려 약제비나 인건비, 생활비에 쓸 여력조차 없었다.
이 같은 지역 딸기농가들의 고충을 이번 수해를 계기로 확인한 경남도의회도 지난 9월 18일 본회의에서 딸기육묘 재해보험 포함 등을 촉구하는 ‘농작물재해보험 대상품목 확대 및 자연재난 복구비 산정기준 현실화 촉구 건의안’을 가결한 바 있다.
하지만 당분간 재해보험 대상에 딸기모종이 포함되긴 어려워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담당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험 운영에 필요한 딸기육묘에 관한 기초 통계자료(보험가입금액 결정을 위한 수확량·생산비 등)및 관련한 공시 자료도 없고, 절차상 농식품부 차원에서 임의로 특정 품목의 재해보험 적용을 검토·도입할 수도 없다. 앞으로 도입 추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농식품부 담당자는 “딸기모종을 보험 대상에 적용하라는 현장 의견은 알고 있으나, 매년 재해 종류와 피해 품목이 달라 임의로 우선순위를 정할 순 없다 보니,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라며 “신규 보험 대상 품목은 지자체 수요조사 및 우선순위 품목에 대한 여러 평가를 거쳐 도입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정, 김수나 기자, 2025-12-08
링크주소 : https://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8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