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보험 도입 화두…농업계는
취약층 대상 질환·임금 보장
‘지선’ 국면 관련 공약 잇따라
농작물재해보험 공백 해결책
‘지수형 보험’ 구조 대안 부상
기후 취약계층이 기후변화성 질환으로 피해를 보거나 이상기후로 작업 공백이 생겨 임금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별도의 손해사정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후보험’의 도입 논의가 지방선거 국면에서 탄력을 받는다. 이상기후에 따른 농작물 피해에도 이같은 보험 도입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5대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기후보험 도입’을 제시하면서 이를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공공건설 일용직 근로자, 고령층 등에 우선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도 비슷한 공약이 잇따른다. 국민의힘은 기후 취약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지수형 보험으로서 기후보험을 도입하겠다고 했고, 진보당 역시 이주노동자가 기후재난 때 작업을 쉴 수 있도록 기후보험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기후보험은 이상기후에 따른 질환이나 임금 손실을 손해사정 없이 보장하는 내용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는 비슷한 보험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일부 운용되고 있다.
경기도가 2025년 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도입한 기후보험은 온열·한랭질환에 대해 손해사정 없이 진단비를 지급하고, 폭염·폭우·폭설 등 기후특보가 발생한 날 사고를 당하면 정액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의 내용이다. 제주도에선 폭염 등 이상기후로 건설현장 작업이 중단되면 일용직 노동자에게 일당을 보전하는 ‘제주형 기후보험’을 올 하반기 도입한다. 기후변화성 질환이 발생하거나 기후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손해사정 없이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지수형 보험으로 분류된다.
농업계에선 기후보험을 이상기후에 따른 질환이나 임금 손실에만 적용하지 말고 농작물재해에도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한다. 농업재해에 대응한 농작물재해보험이 운용 중이지만 대상 품목이 한정적인 데다 그나마 가입률이 낮고, 보험재원이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등의 문제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보험의 역할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농작물재해보험은 품목 산정이 실제 영농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낮은 가입률로 위험이 넓게 분산되지 못해 결과적으로 (정부) 재정 투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대안으로 “지수형 보험과 같은 새로운 상품구조는 기존 보험이 충분히 보장하지 못했던 위험 영역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 “특히 지수형 보험은 실제 손해액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강수량·기온·풍속 등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운용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절차가 단순하고 손해조사 비용(과 이에 따른 보험 운용 부담)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에는 이미 비슷한 상품이 존재한다. 미국은 특정 격자 지역(그리드)의 강수량 등 지수가 기준치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표지보험’을 운용한다.
관건은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정밀한 기준 설계다. 김태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수형 보험은 농가가 큰 피해를 봐도 지수가 기준에 미달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거나 반대로 큰 피해를 보지 않고도 보험금을 받는 ‘기저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기준 지표의 설계가 제도 도입의 가장 큰 숙제”라고 밝혔다.
다른 한편에선 기후변화성 질환이나 임금 손실을 보장할 때 농민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전문가는 “농작업이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기후보험 적용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사업주이자 노동자이기도 한 농민이 농작업을 중단할 때에 따른 손실을 측정하기 어려운 문제 등이 있다”고 전했다.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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