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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비보험 작물도 재해 보장”···준보험제도 연구 본격화 학습관리자 / 2026.09.08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이 아닌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도 일정한 가입비를 내고 재해 발생 시 생산비 일부를 보상받는 이른바 ‘비보험작물 준보험제도’ 연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보험 미운영 품목 농가가 제한적인 복구비에만 의존해 온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재해 대응 수단을 확대하려는 취지다.
김미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한국농촌복지연구원이 서울 용산구 농업기술진흥관에서 개최한 월례토론회에서 ‘농업 재해지원 프로그램의 보완과 새로운 제도의 역할’을 주제로 연구 진행 상황과 신규 제도의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보험 없는 품목 농가 재해 시
농약대·대파대 등 복구비 외
별도의 선택형 보상수단 없어

 

▲비보험작물 준보험제도 왜 필요한가=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월 발주하고 농경연이 수행하는 이번 연구의 공식 과제명은 ‘작물 재해보장 신규제도 운영체계 수립’이다. 기후위기로 농업재해가 빈발·대형화하는 상황에서 농작물재해보험 미운영 품목의 보상 공백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400여개에 이르지만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은 78개 품목에 그친다”며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상품이 없어 가입하지 못하는 농가를 위한 선택형 재해보장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2001년 사과와 배 2개 품목으로 시작해 현재 78개 품목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76개 품목을 대상으로 운영됐으며 가입률은 57.7%, 지급 보험금은 약 1조4000억원이었다. 최근 3년간 약 72만 농가에 총 3조4304억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보험 미운영 품목 농가는 재해가 발생해도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른 농약대와 대파대 등 복구비 외에는 별도의 선택형 보상수단이 없다. 특히 친환경농업이나 재배면적이 작은 작물은 생산비와 수확량, 피해율 등에 관한 통계가 부족해 보험상품을 설계하기도 쉽지 않다. 현행 재해대책이 경영손실 보전보다 피해 이후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돕는 복구지원에 초점을 맞춘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농가들은 경영안정과 손실보전까지 기대하지만 실제 지원은 종자·종묘비와 비료비 등 일부 복구비용에 그쳐 체감도가 낮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품목은 기본적인 재해대책 지원과 함께 가입 여부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비보험품목은 선택할 수 있는 보상제도가 미비하다”며 “현장의 경영안정 기대와 복구지원에 머무는 제도 역할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품목별 생산비 기준 삼아
농가 가입 여부 선택하고
정부 가입비 일부 지원 검토

 

▲어떻게 설계하나=연구진이 검토하는 신규 제도는 보험 미운영 품목의 농업인이 가입비나 이용료를 부담하고 재해 발생 시 생산비를 기준으로 보전금을 받는 준보험 방식이다. 미국의 비보험작물 재해지원 프로그램인 NAP(Noninsured Crop Disaster Assistance Program)를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방안이다. NAP는 미국 농무부가 정식 농작물보험이 없는 작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재해지원 프로그램이다. 농업인이 재해 발생 전에 작물과 재배면적을 신고하고 일정한 이용료를 내면 가뭄·홍수·냉해 등 자연재해에 따른 생산량 감소나 파종 불능 등의 피해를 지원한다. 민간 보험상품은 아니지만 사전 가입과 농가 부담, 피해 정도에 따른 보상 등 보험 방식을 적용한 준보험 성격의 제도다. 

국내에서 검토하는 제도는 품목별 생산비를 보상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농업인은 품목과 보장 수준에 따라 가입 여부를 선택하고 정부는 가입비 일부를 지원한다. 재해 발생 시 가입면적과 품목별 보장생산비, 재배단계별 경과비율, 피해율과 자기부담률 등을 반영해 보전금을 산정하는 구조다. 보장 수준은 자기부담률에 따라 20형·25형·30형·35형 등으로 구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가입금액을 생산비로 할지 조수입으로 할지, 보전금 상한과 이용료 부과방식 등은 아직 연구 중이다. 관련 자료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일반작물·과수·채소·약용·화훼 등 품목군별로 제도를 설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잠정 시뮬레이션에서는 피해 인정 기준과 자기부담률, 지급률에 따라 보전금 총액이 386억~1070억원으로 추정됐다. 농가당 평균 보전금도 약 122만~544만원으로 차이가 났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분석은 제도 설계를 위한 가정에 따른 시뮬레이션으로 확정된 보상 수준은 아니다”며 “피해율과 자기부담률, 지급률, 가입률, 이용료율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장성과 재정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가항력적인 재해 피해를 보상하려면 정부 재정 지원이 불가피하다”며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시기에도 재원을 축적할 수 있는 기금 등의 재정운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시범사업 운영방안과 본사업 전환 기준, 연차별 추진계획을 마련한다. 최종보고는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농식품부는 연구용역 제안요청서에서 개정 농어업재해대책법과 국정과제에 따라 2027년부터 농작물재해보험 미운영 작물에 대한 재해지원제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어민신문, 2026-08-21, 김영욱 기자
링크주소 :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6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