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으로 단감 일소(햇볕 데임) 피해를 본 농가들이 불합리한 재해보험 손해평가 방식 탓에 2차 피해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해평가 전 피해 과실을 미리 솎아내면 실제 피해 규모를 인정받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탄저병 확산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남도의회는 이 같은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 재해보험 조사 방식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열리는 제436회 정례회 1차 회의에서 ‘단감 일소 피해의 농작물재해보험 조사 제도개선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위원회 안으로 채택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현행 ‘농업재해보험 손해평가요령’에 따르면 단감 일소 피해는 수확 직전 나무에 달린 피해 과실만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과원 관리를 위해 상품성 없는 과실을 조기에 제거해야 하지만 보상에서 누락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병해충 확산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과실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경남 지역의 단감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17일 기준 도내 농작물 피해 규모는 7510농가, 2851㏊에 달한다. 이 중 단감 피해는 4809농가, 1691㏊로 전체 농작물 피해 면적의 약 59%를 차지한다. 단감만 놓고 보면 전국 단감 피해 신고 면적(1696.7㏊)의 99.7%에 이르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창원(405㏊), 김해(329㏊), 사천(240㏊), 진주(216㏊) 등 주요 산지에 피해가 집중됐다.
이경재 도의회 농해수위 위원장은 “농업인들이 보상 누락 우려 탓에 선뜻 피해 과실을 솎아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후 위기로 과수 피해가 반복되고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는 만큼, 행정 편의가 아닌 영농 현장을 기준으로 조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례없는 폭염으로 발생한 이번 단감 일소 피해 등은 최근 정부의 공식 ‘농업재해’로 인정됐다. 이에 따라 피해 농가에 대한 재해복구비 지원 등 실질적인 피해 구제 절차가 뒤따를 전망이다.
경남신문, 2026-09-02,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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