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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일보] [현장] 폭염·가뭄에 해풍까지...제주 당근 ‘전멸 수난’ 학습관리자 / 2026.09.08

“폭염, 가뭄 다 이겨내고 겨우 당근 파종했는데 해풍까지 몰아쳐서 고사했습니다. 농사짓기 너무 힘들어요.”
제주지역 당근 농가가 연이은 기상 악재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한 여름 폭염과 가뭄도 이겨내고 씨를 뿌렸지만 최근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 해안가에 강풍이 몰아치며 제주시 구좌읍 해안가 당근밭을 중심으로 ‘해풍’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기준인 당근 출현율 80%를 미치지 못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농민들은 정부의 추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지난달 농민들의 ‘출현율 80%가 현실에 맞지 않아 현실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호소에 보험 가입 기간을 늦췄다.
기자가 마주한 것은 초록색 싹이 가득한 밭이 아닌 죽은 싹이 누워있는 황량한 누런땅 이었다. 땅속에 숨어 있던 싹이 올라올까 하는 마음에 밭 주인이 설치해 놓은 스프링클러만 빈땅을 적시고 있었다.
당근 씨앗은 파종 후 적절한 수분이 공급돼야 싹을 틔우지만, 지난 7월 파종기 계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초기 발아율이 크게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진 가뭄을 해소해 줄 비가 내렸지만, 오히려 과도한 집중호우로 변하면서 심각한 침수와 토사 유실을 발생시켜 애써 파종한 당근 씨앗을 재파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태풍 ‘크로반’의 간접 영향으로 인한 해풍(염풍)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올해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찾은 구좌읍 월정리에서 당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은하 씨(49)가 해풍 피해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 [허영형 기자]
제주 구좌읍 월정리에서 당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은하 씨(49)는 “올해 기상 악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애써 키운 당근 줄기가 해풍에 타버린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지금 시기 성장이 돼야 하는데, 해풍 피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장이 늦어질 수 밖에 없고, 만약 조만간 태풍이 또 들이닥치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피해를 입게 된다. 이미 농사를 포기하고 쪽파 등 다른 작물을 파종하려는 농가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출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가입하지 못한 농가들은 시름이 더 깊다”며 “피해 농가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별도 지원책이 필요하다. 최소한 농약대라도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당근을 파종한 김동흡 씨(55세)는 한숨부터 내쉰 뒤 하소연을 털어놨다.
김씨는 “당근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기준이 출현율 80%이상이어야 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농민들이 발만 동동 굴러왔다”며 “폭염과 가뭄도 지나 당근을 파종해 밭에서 잘 자라나 싶었는데 난데없이 소금기가 섞인 해풍이 몰아쳐 해안가 당근 밭에 올라온 싹이 전멸했다. 가뭄으로 발아율이 80%도 채 되지 않아 농작물재해보험도 가입하지 못한 농가가 많은데, 정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정 당국은 현재 ‘해풍’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박남수 제주도 동부농업기술센터 특화작목육성팀장은 “긴 가뭄을 지나 당근 파종이 이뤄졌지만, 집중호우로 인해 동부지역 당근 농가의 20%정도가 재파종한 상황”이라며 “그런데 최근 해풍 피해까지 발생했다. 재파종한 당근은 피해가 크게 없지만, 어느 정도 자란 당근에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다.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해풍 피해를 입은 농가는 깨끗한 물로 잎과 줄기를 씻어내야하고, 고사되거나 생육이 불량한 포장의 경우 요소 0.2% 엽면시비 방법을 통해 수세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해풍 피해와 관련해 농작물재해보험 외 별도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 , 2026-09-07, 허영형 기자
링크주소 : https://www.jeju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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