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의원이 아파트 외부 회계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지방자치단체가 다시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8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공동주택의 외부 회계감사와 관리주체의 회계장부 작성이 규정대로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시장·군수·구청장이 감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부실 감사가 의심되거나 입주민들이 요청하는 경우에는 전문 회계법인에 감리를 맡길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감리를 방해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 조항도 포함됐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은 해마다 공동주택이 외부 회계감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 감사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를 별도로 검증할 절차는 없었다. 감사보고서가 형식적으로만 작성되더라도 이를 걸러낼 장치가 사실상 부재했던 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매년 외부 감사인의 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감사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나 재검증 절차는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장기간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리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매년 외부 감사를 받았음에도 횡령이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사례로, 감사 절차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배경이 됐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 씨(52)는 "관리비 명세서를 봐도 항목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기 어려운데, 감사보고서까지 형식적이었다니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인회계사는 "공동주택 회계감사는 감사 대상 단지 수가 워낙 많은데 비해 감사 보수는 낮아 부실 감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감사인이 관리사무소와 유착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어 외부에서 다시 들여다볼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관리사협회 관계자도 "입주민들은 관리비 고지서만 받아볼 뿐 회계장부의 세부 내용을 확인할 권한이 사실상 없었다"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입주민의 알 권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아파트 회계감사를 다시 검증할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아파트 관리비 통장도 모임 통장처럼 누구나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입주민 입장에서는 매달 납부하는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회계감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도 입주민이 직접 재검증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았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부실 감사가 의심되는 단지에서 지자체나 전문 회계법인을 통한 재점검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감리 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회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감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 회계법인에 감리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실제 운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정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통과 여부와 시행 시점은 추후 입법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
공감신문, 이상민 기자,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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